본 강연은 지질적인 것을 다루는 유시 파리카(Jussi Parikka)의 미디어 유물론과 인간 집단의 위계적 불평등을 다루는 T.J. 디모스(T.J. Demos)의 환경사회학을 다룹니다. 이 둘은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문화가 서로 얽힌 인류세적 상황을 우리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층위에서 구체적으로 논합니다. 그러기 위해 전자가 땅 아래의 광물 상태까지 포함한 미디어의 심원한 시공간에 초점을 맞춘다면, 후자는 땅 위에서 인간 집단 사이 폭력의 오래된 역사가 연장된 포스트식민주의적 양상에 주목합니다. 전반적으로는 그 두 가지 시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그 과정에서 언급되었던 동시대 예술작품을 중요하게 참고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인류세 담론이 포괄할 수 있는 맥락들의 광범위함을 가늠해보고, 사상적·예술적 실천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각자의 방법들을 모색하도록 북돋는 것이 목표입니다.
심효원
미디어연구자. 현재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중심으로 포스트인간중심주의를 살피고 있습니다. 주요 논문으로는 「인류세의 비가시성」(2021), 「희토류와 전자폐기물에 대한 미디어 유물론 연구」(2021) 주요 공저서로는 『교차 2호: 물질의 삶』(2022), 『21세기 사상의 최전선』(2020) 등이 있습니다. 유시 파리카, T.J. 디모스, 에드워드 샹컨 등의 글을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