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을 위한 입법] 에 대하여
헌법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랑, 평화, 평등과 같은 모두에게 보편적일 것만 같은 이상적 추상어가 구체적 사례에 적용될 때 그 선을 명확히 드러낼 수밖에 없듯, 우리는 그것이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통해 실질적 힘의 관계를 명확히 인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삶은, 아주 구체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힘의 불균형 속에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하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의 소통을 기반으로 할 때 그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주체로서 인정받지 못한 존재들은 그 존재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시위, 학술, 문화를 통틀어 그들의 언어를 어떻게 조직해 왔고, 우리는 어떻게 자신과는 다른 타자의 사회적 존재와 주체성, 권리를 받아들일까요?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나 지금껏 그러한 이들을 기억하며, 이러한 관계에 대한 고민을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까지 확장해봅니다. 본 프로젝트가 인간과 인간 외 생물종의 관계와 존재방식, 그리고 언어적, 비언어적 삶과 정치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