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서] '태국의 봄'을 기원한다.
우리 성공회대 학생들은 2014년 쿠데타 이후, 2016년과 2017년 두번에 걸쳐 태국 내 민주화운동과 연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다시 우리는 대한민국 청년들과 함께 태국 학생들의 용기있는 행동을 응원하기 위해, 아래 성명서를 국제민주연대와 함께 준비했다.


                                                          ‘태국의 봄’을 기원한다.
                                         - 태국의 민주화와 개혁요구를 지지한다! -

1987년 한국의 6월 민주항쟁이 현재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태국 청년들이 손가락을 높이 들며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라고 외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태국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살수차가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사회 일각으로부터 비판이 일고 있다.

태국은 민주화를 위한 끊임없는 시민들의 노력이 있었으나, 빈번히 태국 군부의 정치개입과 잦은 쿠데타로 인해 좌절되었다. 2014년, 19번째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총리는 2년 뒤 군부의 정치개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였고, 이에 반대하는 인사 120명을 체포했다. 쿠데타 이후, 5년 만의 총선에서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잉락 전 총리의 푸어타이당이 134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되었음에도, 군부가 지지하는 정당이 다시 권력을 쥐게 되었다. 또한, 청년들의 정치 개혁요구를 담은 퓨처포워드당이 원내 제3당이 되자, 헌법재판소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법 조항을 근거로 퓨처포워드당을 해산하고 그들의 의원직을 박탈하였다.

쁘라윳 총리의 19번째 쿠데타가 정당화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푸미폰 전 국왕의 윤허가 있었다. 국왕의 정치개입은 군부 쿠데타의 정당화 역할을 해왔다. 와찌라롱콘 현 태국 국왕은 코로나바이러스로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휴양지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취미 생활에 매년 75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사치를 하여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태국 검찰은 2012년 뺑소니 교통사고로 경찰관을 숨지게 한 뒤, 해외 도피 중인 태국 재벌 ‘레드불’ 창업주 손자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결정했다. 반면, 민주화인사들에게 종종 적용되는 왕실모독죄는 최고 15년형까지 선고되고 있다.

10월 말, 태국인권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석방되었던 네 명의 시위 지도자가 곧바로 다시 체포됐다. 그중 한 명은 경찰 승합차에서 경찰에게 목이 졸린 후 기절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외에도, 태국 정부는 평화 시위자를 체포하는 등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탄압하는 중이다.

1976년 10월 6일, 태국은 왕실모독죄를 명분으로, 경찰과 군인이 수십명의 대학생을 학살한 역사가 있다. 2020년이 된 지금, 태국 청년들은 왕실모독죄를 비롯한 여러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고 굳건히 거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군사 정권의 보복이나 처벌이 아닌, 허울뿐인 민주주의의 대물림이다. 탐마삿대학 학살사건과 같은 학생들의 희생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우리는 1976년 10월 6일 유혈참사와 같은 비극이 우려되는, 왕실 보호를 명분으로 한 더 이상의 쿠테타를 강력히 반대한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한국의 시민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우리는 민주화 운동으로 군사독재를 타도한 역사를 공유하는 한국 청년들로서 태국 반정부 시위대에 응답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2014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고, 2019년 선거에서 민간정부로 탈바꿈해 집권하고 있는 쁘라윳 총리를 비롯한 모든 군부 인사는 퇴진하라.

하나, 왕실모독죄를 폐지하고, 이로 투옥된 이들을 석방하라.

하나, 태국의 지식인을 비롯한 기성세대는 민주화와 사회개혁의 최전선에 있는 청년과 연대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태국 시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지속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한국의 살수차 수출 중단을 검토하라.

2020년 11월

태국 민주화 지지 성공회대 모임
국제민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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