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총선이 끝난 후, 녹색당 정책 토론회에서 한 활동가가 푸념했다. 후보도 활동가도 제대로 모르는 개념을 제1공약으로 총선까지 치렀던 것인가. 이는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 체제가 세계를 식민화해 온 하나의 방식을 보여 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신자유주의 체제의 확산을 위해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지배 동맹은 자신들에게 비협조적인 곳에는 ‘무기’를 보내고, 협조적인 곳에는 ‘언어’를 보냈다. 자본의 문화 통치는 지배를 위한 새로운 개념을 만들고, 사회를 변혁할 힘을 가진 언어를 탈색시켰다. ‘4차 산업 혁명’은 반론할 틈도 없이 산업 전환과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거버넌스’는 제대로 정의되지도 않은 채 광범위하게 쓰이며 ‘참여’라는 명분과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하는 수많은 ‘그들만의 공론장’들을 만들었다.

이 강좌는 분절화되고 파편화된 90년대 이후 사회 공론장을 다시 잇고자 한다. 비정규직이 없던 시대를 겪어 보지 못한 청년들에게 신자유주의의 지배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전하고자 한다. 공론장에서 오가는 말들을 이해할 수 없어 배제되던 사람들, 빼앗긴 개념을 복구하고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갈 사람들을 찾는다.

채효정 | 정치학자,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

2023년 4월 12일~6월 7일(수) 오후 7시 30분 (5/10 휴강)

현대정치철학연구회 공방(서울 마포구 동교로 41 2층)

참가 정원 : 25명

참가비 : 16만 원(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현대정치철학연구회 후원회원 8만 원)

참가비 입금 : 국민은행 543001-01-341365 교육공동체벗

주최 : 교육공동체 벗, 현대정치철학연구회

1강. 왜 지금 개념인가

자본의 언어는 어떻게 일상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2강. 선을 말하고 악을 행하다

우리의 선의는 어떻게 도둑맞는가

3강. 약탈하고 대체하기

‘민주주의’를 빼앗고 ‘거버넌스’를 입에 물리다

4강. 도태시키거나 미화하기

‘노동’, ‘청년’은 골칫거리로, ‘투자자’는 해결사로

5강. 전유하고 포섭하기

‘자유’에선 자유주의만 남기고 ‘사회’에선 사회주의만 빼라

6강. 누락하거나 조작하기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말하지 않거나 이상하게 말하거나

7강. 파기하고 창조하기
‘역사’, ‘혁명’, ‘계급’을 파기하고 ‘미래’, ‘혁신’, ‘인구’를 ‘창조’하다.

8강. 탈환의 전략

저항의 개념과 대항 공론장을 어떻게 만들까